6개월 조항과 민법 1년 기간의 관계
계약서의 6개월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청구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기산점을 다시 계산하면 기간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수급인이 알면서 알리지 않은 하자(민법 제672조)이거나 결과물 밖의 손해가 생겼다면 별도 청구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업무용 프로그램·디자인 같은 용역을 외주로 맡긴 경우를 예로 들겠습니다. 계약서에 "수급인의 하자담보책임기간은 검수 완료일부터 6개월로 하며, 이 기간 안에 발주자가 서면으로 통지한 하자에 대하여만 무상으로 보수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가정합니다. 발주자는 운영을 시작하고 몇 달이 지나서야 특정 조건에서만 생기는 오류를 발견했습니다. 담당자가 메일을 쓰려고 날짜를 세어 보니 6개월이 거의 다 되었거나 이미 지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검수 확인서가 발행된 날과 실제 운영을 시작한 날 사이에 간격이 있으면, 어느 날을 기준으로 세느냐에 따라 기간이 남았는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집니다. 같은 하자라도 기간 안에 통지했다는 기록이 있으면 무상 보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기록이 없으면 수급인이 기간 경과를 이유로 유상 보수를 제안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따라서 이 조항을 읽을 때는 기간의 길이, 기산점, 통지 요건이라는 세 요소를 따로 떼어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계약서 기간이 법정 기간보다 짧을 때의 판단 순서
이 조항은 세 가지를 정합니다. 첫째, 무상 보수 의무가 언제 시작되는지(검수 완료일)를 정합니다. 둘째, 얼마 동안 이어지는지(6개월)를 정합니다. 셋째, 그 안에 발주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서면 통지)를 정합니다. 민법의 도급 규정은 하자가 있으면 도급인이 상당한 기간을 정해 보수를 청구하거나, 보수를 대신하거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제667조). 다만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데 보수에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드는 경우에는 보수 대신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됩니다(제667조 제1항 단서). 또 이 권리는 목적물을 인도받은 날부터 1년 안에 행사해야 하고, 인도가 필요 없는 일은 일이 끝난 날부터 센다고 정합니다(제670조). 조문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민법 제667조부터 제672조까지 함께 찾아 읽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서의 6개월은 법이 정한 1년보다 짧습니다. 당사자가 합의로 기간을 줄이는 것 자체가 곧바로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민법 제672조는 담보책임을 지지 않기로 특약했더라도 수급인이 알고도 알리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그러므로 수급인이 납품 당시 결함을 알면서 숨겼다는 사정이 확인되면, 짧게 정한 기간이나 면책 문구만으로 책임이 사라진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또 이 용역이 결과물 완성을 약속한 도급인지, 업무 수행 자체를 맡긴 위임에 가까운지에 따라 적용 규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문에 맞춰 새로 만드는 프로그램이나 홈페이지는 일반적으로 도급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양쪽이 모두 상인이고 완성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매매 성격이 강한 계약이라면 상법의 검사·통지 규정(제69조)이 문제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서의 업무 범위와 납품물 정의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서 기간과 법정 기간이 다를 때의 판단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계약서 기간이 법정 기간보다 짧은지 긴지를 확인합니다. 짧다면 그 단축이 개별 협상으로 정해졌는지, 수급인이 알고 숨긴 하자인지를 차례로 살핍니다. 길다면 발주자에게 유리한 약정이므로 계약서 기간을 기준으로 권리를 행사하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이 기간 안에 수급인에게 보수나 손해배상을 요구한다는 뜻을 분명히 전하면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봅니다. 다만 그 기록을 남겨 두어야 합니다.
기간을 세는 기준 비교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지점은 기간의 길이보다 언제부터 세느냐입니다. 계약서에 쓰인 기산점 표현별로 차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납품일부터": 파일 전달일이나 서버 반영일이 납품일인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부분 납품이 여러 번 있었다면 마지막 납품일인지, 각 부분의 납품일인지가 다툼이 됩니다.
- "검수 완료일부터": 검수 확인서에 날짜가 적혀 있으면 그날이 기준이 됩니다. 확인서 없이 메일로 "확인했습니다"라고만 답했다면 그 메일 발신일을 기준으로 볼지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 "운영 개시일부터" 또는 "오픈일부터": 발주자 사정으로 오픈이 늦어지면 기간도 늦게 시작되므로 발주자에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오픈일을 어떤 자료로 증명할지 미리 정해 두지 않으면 수급인은 검수일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 기산점이 적혀 있지 않은 경우: 민법 제670조처럼 인도받은 날, 인도가 필요 없는 일은 일이 끝난 날을 기준으로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
기간의 끝도 확인해야 합니다. "6개월 이내에 통지한 하자"라고 적혀 있다면, 일반적으로는 기간 안에 통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하면 충분하고 보수 작업이 기간 안에 끝나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서에 통지 효력이 생기는 시점을 따로 정한 조항이 있으면 그 조항을 따릅니다. 반대로 "6개월 이내에 발생한 하자"라고 적혀 있다면 기간 안에 하자가 생겼다는 사실을 발주자가 보여 주어야 하므로, 오류 로그나 화면 기록의 날짜가 중요해집니다.
적용 예시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계약서에는 "검수 완료일부터"라고 적혀 있으나 검수 확인서는 발행되지 않았고, 발주자가 수정을 요청하자 수급인이 수정본을 다시 반영한 경우입니다. 이때 수급인은 최초 납품 뒤 받은 첫 확인 메일의 날짜를, 발주자는 마지막 수정 반영일을 기산점으로 주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어느 쪽이 받아들여질지는 그 수정 요청이 검수 불합격의 취지였는지, 검수를 마친 뒤의 추가 요청이었는지에 따라 달라지므로, 당시 메일의 표현을 원문 그대로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발주자가 확인할 점
기간이 끝나 가거나 이미 지났다고 생각되면 먼저 사실관계를 날짜 순서로 정리해야 합니다. 아래 목록은 통지서를 쓰기 전에 모아 둘 자료입니다.
- 계약서의 하자담보 조항 원문과 기산점 표현을 확인합니다. 변경 계약서나 부속 합의서가 있으면 함께 확인합니다.
- 납품일, 검수 확인서 날짜, 운영 개시일을 각각 확인하고 근거 자료(메일, 확인서, 공지 화면)를 보관합니다.
- 하자를 처음 발견한 날짜와 재현 방법, 오류 화면, 로그를 기록합니다.
- 기간 안에 수급인에게 구두나 메신저로 알린 적이 있다면 그 기록을 캡처하여 날짜와 함께 보관합니다.
- 하자가 발주자가 준 자료나 지시 때문에 생긴 것인지 검토합니다. 민법 제669조는 도급인이 제공한 재료의 성질이나 지시로 생긴 하자에는 담보책임 규정을 적용하지 않되, 수급인이 그 부적당함을 알면서 알리지 않은 경우는 예외로 정합니다.
- 계약서가 수급인이 미리 만든 정형화된 양식인지 확인합니다. 여러 거래처에 같은 문구로 쓰는 약관에 해당하면 담보책임을 부당하게 줄이는 조항인지가 별도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 항목과 관련하여,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담보책임을 배제·제한하거나 고객의 권리 행사 요건을 무겁게 하는 약관 조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3호에 따라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조문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약관 심사를 맡는 기관은 공정거래위원회이며, 기관 누리집에서 약관 관련 안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개별 협상으로 정한 조항인지, 약관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문구만 보고 단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자료를 모은 뒤에는 날짜를 한 장의 시간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 체결일, 납품일, 검수 관련 메일, 운영 개시일, 하자 발견일, 수급인에게 처음 연락한 날을 순서대로 적고, 각 날짜 옆에 근거 자료의 이름을 붙입니다. 이렇게 하면 기산점 표현별로 만료일을 나란히 계산해 볼 수 있고, 수급인과 협의하거나 전문가에게 상담할 때도 같은 자료를 그대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될 때의 절차
기간이 아직 남아 있다면 가장 먼저 서면 통지를 보냅니다. 통지서에는 하자의 내용과 재현 방법, 발견 날짜, 보수를 요구한다는 뜻, 보수를 마칠 상당한 기한을 적습니다. 계약서가 "서면"을 요구한다면 메신저보다 계약서에 적힌 연락처로 보내는 메일이나 내용증명이 다툼을 줄입니다. 기간 만료 직전이라면 하자 목록이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우선 확인된 하자를 적어 보내고, 추가 하자는 확인되는 대로 보완하겠다는 문장을 덧붙입니다. 문구는 "귀사가 납품한 프로그램에서 다음 하자가 확인되어 계약서의 하자담보 조항에 따라 무상 보수를 요구합니다"처럼 요구 내용과 근거 조항을 함께 적는 방식이 됩니다.
기간이 이미 지났다면 곧바로 포기하기보다 세 가지를 순서대로 검토합니다. 첫째, 앞에서 본 기산점을 다시 계산하여 실제로 기간이 지났는지 확인합니다. 둘째, 수급인이 하자를 알면서 알리지 않았다는 사정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셋째, 하자 때문에 데이터 손실이나 영업 손해처럼 결과물 밖의 손해가 생겼는지 확인합니다. 이런 손해가 있다면 담보책임과 별개로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데 따른 손해배상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사안마다 판단이 달라지므로 계약서와 자료를 갖추어 변호사 등 전문가에게 검토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수급인이 기간 경과를 이유로 유상 보수를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견적을 받더라도 담보책임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뜻을 함께 밝혀 둡니다. 그러면 이후 청구의 여지를 남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수급인이 통지를 받고도 응하지 않으면 보수 기한이 지난 뒤 손해배상 청구나, 하자로 계약 목적을 이룰 수 없는 경우 계약 해제(민법 제668조)를 검토합니다. 계약 체결 단계라면 기산점을 "운영 개시일" 등 확인 가능한 날로 정하고, 통지는 기간 안에 도달하면 충분하다는 문장을 넣어 두는 것이 이후 다툼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이 글은 일반 정보이며 특정 사건의 결론을 보장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