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전체 기록"이라는 조언, 소개팅 사건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데이트 성범죄 관련 안내를 보면 공통적으로 "관계 전체의 대화 기록을 보전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그런데 소개팅 앱이나 지인 주선으로 한두 번 만난 상대와 문제가 생긴 경우라면 이 조언을 그대로 따르기 어렵다. 애초에 쌓인 대화나 관계의 흐름 자체가 길지 않기 때문이다. 소개팅·연인 사이 성범죄 문제 안내가 말하는 핵심은 "만남 전 대화, 그날의 연락, 그 이후의 대화까지 시간 순서대로 보전"하는 것인데, 교제 기간이 짧을수록 보전할 대화 자체가 적은 대신 그 적은 기록 하나하나의 비중이 커진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연인 사건과 소개팅 사건, 준비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 연인 관계 사건: 장기간의 대화, 만남 패턴, 이별·갈등 경위까지 통째로 보전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건 전후만 떼어 보면 전체 맥락이 빠지기 쉽다.
- 소개팅·초기 만남 사건: 관계의 역사가 짧으므로 매칭 앱 대화, 주선자(소개해 준 지인)와의 대화, 만남 당일의 동선을 보여주는 자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 공통 원칙: 문제된 날의 정황(만난 경위, 장소 이동, 그 자리의 대화와 분위기, 이후 연락)을 사실 위주로 기록해 두는 것은 두 경우 모두 동일하게 중요하다.
소개팅 사건에서 추가로 챙겨 둘 자료
관계 기간이 짧은 사건에서는 "관계 전체"를 대신할 만한 보조 자료를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 매칭 앱 또는 소셜미디어에서 처음 연락이 오간 시점과 내용(앱 자체에서 삭제되기 전에 캡처)
- 소개팅을 주선한 지인이 있다면, 주선 당시 오간 대화와 상대에 대한 설명
- 만남 당일의 이동 경로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교통카드 사용 내역, 결제 영수증 등)
- 동석자가 있었다면 그 사람과의 만남 전후 연락
- 사건 이후 상대와 주고받은 연락의 전체 내용(일상적 대화든 갈등이든 삭제하지 말 것)
이 중 어떤 자료가 실제로 의미 있게 쓰일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목록 자체를 기계적으로 채우기보다 상담 단계에서 변호인과 함께 추려 보는 것이 안전하다.
공통으로 지켜야 할 원칙은 그대로다
관계 기간과 상관없이 "오해를 풀자"며 따로 만나거나, 감정적인 사과·원망 메시지를 보내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만남 자체가 회유 시도로 평가될 수 있고, 맥락 없이 읽히는 사과는 인정으로 기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건 국면에서는 필요한 연락 외의 접촉을 줄이는 것이 원칙이며, 이는 연인 사이든 소개팅으로 만난 사이든 동일하게 적용된다. 구체적인 법령 조문이나 판단 기준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면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관련 조항을 검색해 볼 수 있다.
자료가 적다고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관계 기간이 짧다는 사실 자체가 사건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참고할 수 있는 기록의 총량이 적은 만큼,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자료(첫 연락, 만남 당일의 동선, 사건 이후 연락)를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보전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진다. 애매한 자료라도 판단은 변호인과의 상담에서 하고, 지금 단계에서는 "지우지 않는다"는 원칙만 지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