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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관·계약

'주문제작 상품은 주문 후 취소·반품 불가' 조항이 있으면 제작을 시작하기 전에도 청약철회를 할 수 없나요?

이 조항이 말하는 것

맞춤 커튼, 이름 각인 텀블러, 치수 맞춤 가구 같은 상품의 판매 페이지에는 "본 상품은 고객 주문에 따라 제작되는 주문제작 상품으로, 주문 완료 후에는 취소·교환·반품이 불가합니다"와 같은 문구가 자주 실려 있습니다. 이 문구는 특정 업체의 원문이 아니라 여러 쇼핑몰에서 반복되는 형태를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이 글은 맞춤 상품을 주문하고 하루이틀 안에 취소를 요청했는데, 판매자가 이 문구를 들어 거절한 소비자를 위해 썼습니다. 이 글이 다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주문제작이라는 표시만 있으면 제작에 들어가기 전이라도 청약철회가 막히는지입니다.

먼저 원칙을 확인합니다.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 법률 제17조 제1항에 따르면 통신판매로 구매한 소비자는 계약 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습니다. 서면을 받은 때보다 재화 공급이 늦으면 재화를 공급받거나 공급이 시작된 날부터 7일 이내입니다. 판매자가 이 권리를 막으려면 법령이 정한 제한 사유에 해당해야 합니다. 주문제작 상품은 법률 본문에 직접 열거된 사유가 아닙니다. 법률 제17조 제2항 제6호가 위임한 시행령의 '거래의 안전을 위한 사유'로 다뤄지며, 이 점에서 포장 개봉이나 사용으로 인한 가치 감소와는 구조가 다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판매자가 내세우는 '주문제작'이라는 이름과 법령이 요구하는 요건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품명에 '맞춤'이나 '주문제작'이 붙어 있어도 실제로는 재고에서 꺼내 보내는 상품이거나, 주문 직후라 아직 아무 작업도 시작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문구가 있는지보다 그 거래가 시행령 요건을 실제로 갖추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쉽게 풀어 보면

시행령이 정한 주문제작 관련 제한 사유는 요건 세 가지를 모두 갖춰야 성립합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판매자는 이 사유로 청약철회를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요건을 쉬운 말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개별 생산: 소비자의 주문에 따라 하나하나 따로 만드는 재화이거나 이와 비슷한 재화여야 합니다.
  •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피해: 청약철회를 받아 주면 판매자에게 되돌릴 수 없는 큰 피해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어야 합니다.
  • 사전 별도 고지와 서면 동의: 판매자가 해당 거래에 대해 미리 따로 그 사실을 알리고, 소비자에게서 서면(전자문서 포함)으로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판매 페이지 하단의 "주문제작 상품은 취소 불가" 문구는 세 번째 요건 중 '고지'의 일부에 해당할 수 있을 뿐입니다. 요건은 '별도' 고지와 '서면 동의'를 함께 요구합니다. 그래서 여러 안내 문구 사이에 섞인 일반 공지보다는 주문 과정에서 따로 보여 주고 동의 표시를 받는 방식이 요건에 더 가깝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어떤 방식이 충분한지는 개별 사안에서 판단됩니다. 또한 고지와 동의를 모두 갖추었더라도 첫 번째와 두 번째 요건은 따로 따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문서 작성 단계에서 "이 상품은 주문 후 개별 제작되며 제작 착수 이후에는 청약철회가 제한됩니다"라는 안내를 따로 띄우고, 소비자가 동의 칸에 직접 표시해야 결제가 진행되는 방식은 고지와 동의의 형식을 갖추려는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상세페이지 맨 아래 배송·교환 안내 묶음 속에 한 줄로만 적혀 있고 따로 동의를 받은 기록이 없다면, 형식 요건부터 다툼의 여지가 생깁니다.

입증 문제도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법률 제17조 제5항은 계약 체결 사실과 그 시기, 재화 공급 사실과 그 시기 등에 관해 다툼이 있으면 통신판매업자가 이를 증명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주문제작 사유는 시행령이 사전 별도 고지와 서면 동의를 요건으로 두고 있으므로, 판매자가 고지 화면과 동의 기록을 제시해야 제한 사유를 주장하기 쉬운 구조입니다. 소비자가 판매자에게 피해가 없다는 사실을 먼저 증명해야 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제작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판단

두 번째 요건인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피해'는 취소를 요청한 시점의 제작 진행 상황과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아래 구분은 시행령 요건을 단계별로 대입해 본 해설이며, 확정된 결론이 아닙니다. 실제 판단은 재료의 재사용 가능성, 작업량, 고지·동의 방식 같은 거래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 제작 착수 전(재단·각인·주문 원자재 발주 전): 판매자에게 생기는 손실이 크지 않을 수 있어 중대한 피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볼 여지가 큽니다.
  • 제작 진행 중: 이미 투입된 재료를 다른 주문에 쓸 수 있는지, 작업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판단이 갈립니다.
  • 제작 완료 후: 개인 이름 각인이나 특정 치수 재단처럼 다른 사람에게 다시 팔기 어려운 상품이라면 피해 요건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만 별도 고지와 서면 동의 요건은 따로 갖춰야 합니다.
  • 기성품에서 색상·사이즈만 고른 경우: 이미 만들어진 상품의 옵션을 선택한 것이라면 개별 생산으로 보기 어려워 7일 청약철회 원칙이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 받은 상품이 주문 사양이나 광고와 다른 경우: 법률 제17조 제3항에 따라 주문제작 여부와 관계없이 공급받은 날부터 3개월, 그 사실을 안 날 또는 알 수 있었던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할 수 있습니다.

적용 예시로, 맞춤 커튼을 주문한 다음 날 취소를 요청했고 판매자에게서 원단 재단이나 제작 착수 안내를 받은 적이 없는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때 판매자가 중대한 피해를 주장하려면 이미 원단을 잘랐거나 해당 주문만을 위해 재료를 들여왔다는 사정을 보여야 합니다. 그런 사정이 확인되지 않으면 일반적인 7일 청약철회 원칙에 따라 판단될 여지가 큽니다. 반대로 각인 작업이 끝났다는 안내를 받은 뒤 취소했다면 판매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청약철회가 인정될 때의 비용 부담도 구분해야 합니다. 법률 제18조 제9항에 따르면 단순 변심으로 철회하는 경우 재화를 돌려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합니다. 그러나 판매자는 청약철회를 이유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철회 요건이 충족되는 상황에서 '제작 취소 수수료' 명목으로 결제 금액 일부를 공제하겠다는 안내가 있다면 그 근거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소비자가 확인할 점

판매자와 의견이 갈릴 때는 시점과 고지 방식이 핵심 쟁점이 됩니다. 취소를 요청하기 전이나 직후에 아래 자료를 정리해 두면 이후 상담과 분쟁 조정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설명하기 쉽습니다.

  • 주문 완료 시각과 취소 의사를 전달한 시각이 함께 보이는 화면이나 메시지입니다.
  • 주문 과정에서 주문제작 관련 안내 창이 따로 떴는지, 동의 체크 항목이 있었는지 보여 주는 화면 캡처입니다.
  • 상품 상세페이지의 취소·반품 불가 문구가 어디에 어떤 크기로 적혀 있었는지 보여 주는 캡처입니다.
  • 판매자가 보낸 제작 착수 안내, 발주 완료 안내처럼 제작 진행 시점을 알 수 있는 메시지입니다.
  • 각인 문구, 치수, 소재처럼 주문 사양을 확인할 수 있는 주문서입니다.
  • 결제 수단, 결제 금액, 판매자가 안내한 공제 금액과 그 사유가 적힌 기록입니다.

자료를 모은 뒤에는 상품이 실제로 개별 생산되는지도 확인합니다. 상세페이지에 '재고 보유', '당일 출고'처럼 이미 만들어진 상품임을 짐작하게 하는 표시가 있다면 주문제작 사유와 맞지 않는 사정이 될 수 있으므로 함께 캡처해 둡니다. 판매자가 안내한 제작 기간이나 출고 예정일도 기록해 두면, 취소를 요청한 시점에 제작이 실제로 시작될 수 있었는지를 따져 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취소 의사는 전화보다 판매처 게시판, 메시지, 이메일처럼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편이 좋습니다. 법률 제17조 제4항은 서면으로 청약철회를 하는 경우 그 의사표시가 적힌 서면을 발송한 날에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발송 시각이 남는 방식이 제작 착수 시점과 비교할 때 유리한 근거가 됩니다.

문제가 될 때의 절차

첫 단계는 판매자에게 청약철회 의사를 서면으로 다시 밝히고, 거절한다면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이때 어떤 방식으로 별도 고지를 했고 어떤 형태로 동의를 받았는지, 취소 요청 시점에 제작이 어디까지 진행되어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생기는지를 함께 묻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상품을 받았다면 반환합니다. 법률 제18조에 따라 판매자는 재화를 반환받은 날부터 3영업일 이내에 대금을 환급해야 하고, 환급이 늦어지면 지연 기간에 대한 지연배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신용카드로 결제했다면 판매자는 결제업자에게 지체 없이 대금 청구를 멈추거나 취소하도록 요청해야 합니다.

서면에는 주문번호, 주문 일시, 상품명과 함께 청약철회를 요청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적습니다. 판매자가 제작 착수를 이유로 거절했다면 착수 일시와 작업 내용을 알려 달라고 요청하고, 별도 고지와 동의 기록이 있다면 해당 화면을 제시해 달라고 적는 것이 쟁점을 좁히는 방법입니다. 판매자의 답변은 그대로 보관해 이후 상담 자료로 활용합니다.

판매자와 해결되지 않으면 외부 상담 창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상담센터는 전국 단일번호 1372와 온라인 접수를 통해 소비자 상담을 받고 있으며, 정리해 둔 주문 시각, 고지 화면, 제작 착수 안내를 함께 제출하면 상담이 구체적으로 진행됩니다. 소비자24에서는 소비자 피해 상담·구제 관련 안내와 사업자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으므로, 판매자의 사업자 정보를 확인하거나 이후 절차를 살펴볼 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법령 요건을 일반적으로 풀어 쓴 해설이며, 개별 거래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결론은 고지·동의의 구체적 방식과 제작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특정 상품이나 판매처의 이용을 권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