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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집에 다른 세입자가 들어왔다면, 이사 나간 임차인은 손해배상을 얼마까지 청구할 수 있는가

이 조항이 말하는 것

이 글은 계약 만료를 앞두고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했다가 이사를 나간 주택 임차인을 위해 썼습니다. 당시 임대인은 본인이나 자녀가 직접 들어와 살겠다며 갱신을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몇 달 뒤 예전 집에 다른 세입자가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상황을 가정합니다. 이 임차인이 궁금한 것은 거절이 부당했다면 무엇을 근거로 얼마를 청구할 수 있는지입니다. 갱신 통지 기한이나 갱신 포기 특약을 다룬 해설은 이미 있으므로, 이 글은 거절이 끝난 뒤 임대인이 실거주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배상액을 어떻게 계산하는지만 다룹니다.

관련 조항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원문 제6조의3입니다. 제1항에 따르면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절하지 못합니다. 같은 항은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항목별로 열거하며, 그중 제8호가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을 포함)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입니다. 제5항은 이 사유로 갱신을 거절한 임대인이 「갱신요구가 거절되지 아니하였더라면 갱신되었을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합니다.

제6항은 배상액을 정하는 방법을 둡니다. 당사자 사이에 손해배상액에 관한 합의가 없으면 다음 세 금액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을 배상액으로 봅니다.

  •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3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하여 얻은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차액을 2년분으로 계산한 금액입니다.
  • 갱신거절로 임차인이 입은 손해액입니다.

조문을 요건별로 나누면 네 가지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임차인이 기간 안에 적법하게 갱신을 요구했을 것, 임대인이 제8호의 실거주 사유를 들어 거절했을 것, 갱신되었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제3자에게 임대했을 것, 그 임대에 정당한 사유가 없을 것입니다. 또한 세 금액 중 큰 금액을 고르는 방식은 당사자 사이에 배상액 합의가 없을 때 적용되므로, 거절 당시 따로 합의서를 썼다면 그 내용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쉽게 풀어 보면

이 조항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는 것 자체는 법이 허용하는 사유이므로, 거절당했다는 사실만으로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둘째, 배상 책임이 생기는 기간은 갱신되었더라면 계약이 이어졌을 기간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갱신된 임대차의 존속기간을 2년으로 보므로, 대체로 종전 계약 만료일부터 2년이 이 기간에 해당합니다. 조문은 이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를 대상으로 삼으므로, 임대인이 몇 달 직접 살다가 이 기간 안에 세를 놓은 경우도 문언상 대상에 포함됩니다. 셋째, 임대인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배상 책임이 생기지 않습니다. 조문은 정당한 사유가 무엇인지 따로 열거하지 않으므로, 실제 사안에서는 개별 사정을 따져 판단하게 됩니다.

환산월차임은 보증금과 월차임을 하나의 월 금액으로 합친 값입니다. 보증금이 있으면 이를 법 제7조의2가 정한 두 비율 중 낮은 비율로 월 단위 차임으로 바꾼 뒤 월차임에 더합니다. 두 비율은 시행령이 정한 비율(현행 연 1할)과 기준금리에 시행령이 정한 이율(현행 연 2%)을 더한 비율입니다. 기준금리는 시기마다 달라지므로, 실제로 계산할 때는 갱신거절 당시의 기준금리를 넣어야 합니다.

아래는 계산 방법을 보여 주려고 만든 가정 사례입니다. 전환율은 연 4.5%로 가정합니다.

  • 갱신거절 당시 계약은 보증금 2억 원, 월차임 50만 원입니다. 보증금을 바꾼 금액은 2억 원×4.5%÷12, 즉 75만 원이므로 환산월차임은 125만 원입니다.
  • 첫째 금액은 125만 원×3, 즉 375만 원입니다.
  • 임대인이 새 세입자와 보증금 2억 원, 월차임 80만 원에 계약했다면 새 환산월차임은 155만 원입니다. 차액은 월 30만 원이고, 2년분인 둘째 금액은 720만 원입니다.
  • 임차인이 이사비와 중개보수 등으로 실제 지출한 손해가 500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셋째 금액은 500만 원입니다.
  • 세 금액 가운데 가장 큰 720만 원이 이 가정에서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이 됩니다.

임대인이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세를 놓아 차액이 없더라도 첫째 금액인 3개월분은 남습니다. 이 점에서 제6항은 임차인이 손해를 하나하나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를 고려한 규정으로 이해됩니다. 같은 가정에서 새 계약 조건이 종전과 같다면 둘째 금액은 0원이 되고, 영수증으로 500만 원의 손해를 증명하면 500만 원, 증명 자료가 부족하면 375만 원이 비교의 기준이 됩니다. 셋째 금액은 임차인이 손해를 입증해야 인정되는 항목이므로, 어느 금액을 주장할지는 보유한 자료에 따라 달라집니다.

소비자가 확인할 점

먼저 갱신요구를 법이 정한 기간 안에 했는지 확인합니다. 종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요구하지 않았다면 갱신요구권을 적법하게 행사한 것이 아니므로, 제5항이 전제하는 실거주 사유 거절도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그다음 임대인이 무엇을 이유로 거절했는지가 기록으로 남아 있는지 봅니다. 제8호가 정한 거주자는 임대인 본인과 직계존속·직계비속이므로, 거절 통지에 누가 들어와 산다고 적혀 있었는지가 이후 다툼의 출발점이 됩니다. 청구를 준비할 때 모아 둘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갱신을 요구한 문자, 이메일, 내용증명처럼 날짜가 남는 기록입니다.
  • 임대인이 누가 실제로 거주한다고 했는지 드러나는 거절 통지입니다.
  • 거절 당시 계약서로, 보증금과 월차임을 확인하는 자료입니다.
  • 이사비, 중개보수, 새 집 계약에 든 비용의 영수증과 이체 내역입니다.
  • 예전 집에 제3자가 임대로 입주했음을 보여 주는 자료와 그 계약 조건입니다.

제3자 임대 사실과 새 계약 조건은 임차인이 직접 알기 어려운 정보입니다. 2020년 개정 이후 시행령은 갱신요구가 거절된 임차인도 확정일자 부여기관에 해당 주택의 임대차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요청 자격과 열람 범위는 조문에 따라 정해지므로, 신청 전에 원문에서 해당 시행령 조문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새 세입자가 확정일자를 받지 않았다면 이 경로로는 정보가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보를 받았다면 새 계약의 시작일이 갱신되었을 기간 안에 있는지, 보증금과 월차임이 얼마인지를 함께 적어 두어야 둘째 금액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셋째 금액인 실제 손해액을 주장하려면 이사 때문에 늘어난 주거비를 보여 주는 자료가 도움이 됩니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하는 지역별 전월세 가격 통계를 참고하면, 새로 구한 집의 임대료가 당시 시세에 비추어 어느 수준이었는지 설명할 근거로 쓸 수 있습니다. 집을 매도한 경우처럼 조문에 직접 적히지 않은 사정은 사안별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될 때의 절차

첫 단계는 임대인에게 사실관계와 청구 금액을 서면으로 알리는 것입니다. 내용증명에는 갱신요구 날짜, 실거주를 이유로 한 거절 내용, 제3자 임대 사실, 제6항의 세 금액을 계산한 근거를 함께 적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를 주장할 때 무엇을 다투는지가 분명해집니다. 거절 당시 예상하기 어려웠던 사정이 뒤에 생긴 것인지가 주된 쟁점이 됩니다. 임대인이 그런 사정을 주장하면 그 사정이 생긴 시점과 거절 통지의 날짜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는 것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법 제14조 이하에 규정된 분쟁조정 절차를 이용하거나 법원에 지급명령이나 소송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청구 금액이 크지 않으면 비교적 간이한 소송 절차가 적용될 수 있으며, 어떤 절차든 앞서 모은 자료가 판단의 기초가 됩니다. 조정 결과나 판결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금액이 크거나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다투는 경우에는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임대인과 주고받은 연락을 날짜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조정이나 소송에서는 갱신요구, 거절, 제3자 입주가 어떤 순서로 이루어졌는지가 요건 판단의 뼈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구두로만 오간 대화는 나중에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통화 뒤에 그 내용을 문자로 다시 보내 기록을 남기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조문의 구조와 계산 방법을 설명하는 일반 정보입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을 보장하지 않으며,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법령과 시행령의 비율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청구 시점에 원문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